미함정 MRO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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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국방과 기술
미국의 함정 MRO 제한 법령과 한국의 MRO 시장 진출 가능성
이소영(203.255.xxx.xxx) 2025-03-20 15:03:28
이소영 제2지역군사법원 군판사, 법학박사, 뉴욕주 변호사, 육군 소령
2024년11월5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며 정권교체의 서막이 열렸다.
미 상원, 하원을 모두 장악하며 공화당에 의한 통합정부를 출범하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레짐의 귀환을 알리며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를 천명하였고,
한국은 이에 따른 대미수출의 부침(浮沈)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조선업은 조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한국군함 선박 건조능력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선박수출 뿐만 아니라 MRO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업계는 수출호재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대미 함정 유지 · 보수 · 정비(MRO :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시장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한화오션은 2024년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이어 8월 4만톤급 군수지원함인 월리쉬라함의 창정비 사업,
11월에는 미국해군 7함대 소속 3만1,000톤급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사업을 따냈다.
HD한국조선해양도 이에 질세라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군함 MRO 수주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우리 조선업계에 미국 함정 MRO 시장진출에 대한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함정 건조 및 정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해군의 함선을 건조하는 가장 큰 규모의 조선소인 Newport News Shipbuilding조차
한국 HD현대중공업의 1/3,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의 절반이 채 안 된다.
미국조선업계의 인프라 부족, 값비싼 인건비와 낮은 숙련도로 인한 인력 때문에
미해군은 2016년부터 바라왔던 355척 함선 보유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인프라 및 인력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고 미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한국조선업체가 미국함정 MRO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은 함정의 건조 뿐만 아니라 MRO와 관련해서도 보호주의를 채택해
‘미국산 우선정책’(Domestic Source Restrictions)에 따라 외국조선소에서의 작업을 금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법령을 상세히 분석하여 한국조선업체의 미국함정 MRO 시장에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미국의 함정 MRO 시장 실태와 전망
무기체계는 도입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이후 다른 체계로의 변경이 어렵고
대체로 3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운용되며
이 과정에서 신뢰성이 떨어지고 유지관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무기체계의 효과적인 유지 · 보수 · 정비는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MRO 시장이 형성된다.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며 장기간 운용하여야 하는 무기체계의 특성상
때로는 MRO 비용이 무기체계의 획득비용보다 많이 소요되기도 하며,
특히 다량의 무기체계가 탑재되고 수많은 부품이 소요되는 함정 MRO 시장은
엄청난 규모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시장이다.
2024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함정 MRO 시장규모는 약 582억6천만$였으며,
2029년에는 646억1천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함정 MRO 시장은 그 중 약 1/4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므로,
한국방산업계가 미함정의 MRO를 맡게 되면 엄청난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약 360척의 함정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보다 많은 숫자로, 미국은 중국의 함선 수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에 미 해군은
2016년에는 355척, 2023년에는 381척의 함정을 보유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였으나
예산과 생산능력의 문제로 이러한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하였다.
함정 수가 예상대로 늘지 않아 노후 함정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미 해군 내에서는
함정 MRO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법령(10 U.S.C. §8602)에 따라 반드시 31척 이상의 수륙양용함을 보유해야 하는데,
2025 회계연도 함정 획득 계획에 따르더라도
신규 함정만으로는 향후 15년 동안은 31척을 유지하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함정 획득 전까지 거의 모든 기존 수륙양용함을 예상수명이 지나서도 계속 운용하여야만 한다는 의미다.
함정의 수명이 다할수록 함정의 상태는 악화되고 유지보수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될 것이므로,
미해군의 MRO 소요 및 비용은 나날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조선소 현황과 MRO 지연 실태
미해군 함선의 유지·보수는
Norfolk Naval Shipyard, Pearl Harbor Naval Shipyard,
Portsmouth Naval Shipyard, Puget Sound Naval Shipyard라는 4개의 해군 조선소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Huntington Ingalls Industries가 소유한 Ingalls Shipbuilding, Newport News Shipbuilding,
General Dynamics가 소유한 Bath Iron Works 등의 민간조선소에서 이루어진다.
[그림 1]의 4개 해군조선소는 해군 준비태세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선박정밀검사, 개조, 복원, 핵연료보급, 비활성화 등
가장 포괄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유지보수 작업을 담당한다.
한편 재래식 함정(순양함, 구축함 등)에 대한 유지보수는
일반적으로 미국 전역의 민간조선소 및 선박수리회사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해군조선소와 민간조선소를 막론하고 미국조선소에서의 함정 MRO 작업은 심각한 지연 문제에 직면해 있다.
미 회계감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해군의 선박 및 잠수함에 대한 유지보수가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해군함정의 배치, 훈련, 작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수상전투함은 약 72%, 항공모함은 약 89% 비율로 정비가 늦어졌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의 회계연도 동안에는 예정된 유지보수 중 약 75%가 지연되었고
이를 환산하면 약 33,700일에 해당하는 시간에 달한다.
MRO 지연으로 인해 2019년 기준 미해군은 19척에 해당하는 수상함을 잃었으며,
2008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잠수함과 관련하여 15억$를 추가지출하였다.
MRO 지연의 원인
MRO 지연의 심각성 때문에
미 회계감사원은 주기적으로 MRO가 지연 실태 및 원인과 관련된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함정의 획득 및 운용 과정에 따라 [그림 4]와 같이 3단계로 구분해 지연의 원인을 분석하였다.
먼저
➊인수단계(Acquisition)에서는
초기단계부터 함정의 운영 및 지원 비용을 잘못 책정한다거나
함정의 장비나 품질에 결함이 있는 상태로 인수되어 MRO의 지연이 발생하였고,
➋운영단계(Operations)에서는
적은 수의 함대로 과중한 작전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함정배치 기간을 늘리고
함정 유지보수를 줄이거나 연기함으로써
함정의 상태가 저하되고 조선소에서 MRO에 필요한 시간 자체를 늘리거나
새로운 MRO 작업을 발생시켜 MRO 지연 문제가 발생하였다.
➌유지 단계(Maintenance)에서는
조선소의 인력부족과 열악한 인프라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원활한 MRO를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데,
해군의 인력 중 상당수는 절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8년12월을 기준으로 Puget Sound Naval Shipyard와 Portsmouth Naval Shipyard의 조선소는
보유인력 중 45%, 30%가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경험 많은 인력의 부족은 MRO의 지연으로 이어졌다.
2014~2015년에는 진주만의 해군조선소에서 잠수함 두척의 MRO가 각 20여개월씩 지연되었는데,
선박 수리공과 용접공 등 숙련된 인력부족이 원인 중 하나였다.
또한 해군조선소의 시설과 장비상태가 열악하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되는데,
Norfolk Naval Shipyard의 드라이 독에서는 매년 평균 1회 이상 침수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2009년 드라이독에 수리를 위해 정박 중이던 USS 테네시호(SSBN-734)는
드라이독의 화강암 블록 접합부에서의 누수로 침수 위험이 발생해 긴급수리 소요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조선소 장비의 평균 수명은 평균 예상수명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후화된 장비는 더 잦은 고장, 작업효과 및 효율성 저하, 안전위험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해군조선소 인프라 개선의 문제점과 외국조선소로의 관심 전환
미군은 조선소 인프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2017년 미 회계감사원에서 조선소 시설 및 장비의 열악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미해군은 조선소 인프라 최적화 계획(SIOP : Shipyard Infrastructure Optimization Plan)을 발표해
조선소 개선을 위한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조선소 인프라에 예산을 투입해 왔다.
그러나 미 회계감사원의 2022년 보고서에 의하면
건물이나 장비를 현대화하기 위한 비용이 당초 SIOP의 예상보다 약 31%나 증가했다.
개별 조선소에 대한 투자계획은 3년 정도 지연되었고
물가상승이나 인플레 등으로 인하여 SIOP을 완전히 이행하려면
해군의 최초 요청보다도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해졌다.
쉽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미해군은 외국조선소에서 MRO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해군장관은 Stimson Center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함정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특정한 함정 모듈의 해외에서의 조립을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미해군 내에서도 조선소의 인프라와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외국조선업체에 의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미국이 해외조선소에 MRO를 맡긴다고 할 때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상업용 선박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를 방위산업으로 전환해 함정을 건조하는 것이 수월하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해상연합훈련을 함께하고 있으며,
한국조선업계는 다양한 함정을 건조한 경험이 있어 함정분야에 있어 잠재력이 높다.
미국 역시 이러한 한국조선업계의 강점을 인식하고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4년2월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 장관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조선소의 생산시설과 특수선사업부 등을 살펴보았고,
2024년9월 미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책임자인 토마스 앤더슨 소장과
미해군 지역유지관리센터 사령관이자 수상함 MRO 총괄 책임자인 윌리엄 그린 소장은
HD현대 글로벌 R&D센터를 방문해 미래 함정 및 친환경, 디지털 선박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24년10월에는 미국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Steve Koehler 사령관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건조 구역, 상선 및 해양플랜트 건조 구역, 디지털 기술기반의 생산설비를 둘러보았다.
이처럼 미해군은 한국의 조선소에 대하여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조선소에서 미 함정의 MRO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당장 실현가능한 일은 아니다.
미국은 국방 조달에 있어 해외에서의 수입을 가로막는 미국산 우선정책들을 다양하게 마련해 놓았으며,
특히 함정과 관련해서는 강력한 보호주의를 채택하여
해외조선소에서는 미함정을 건조하거나 수리할 수 없도록 제한규정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해외 MRO 제한 법규
미 함정의 MRO에 관한 제한사항은 10 U.S.C. §8680에 명시되어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문 해석
10 U.S.C. §8680은 2018년에 개정되기 전에는 10 U.S.C. §7310에 규정되어 있었다.
10 U.S.C. §7310(a)는
단일조항으로 아무런 예외나 단서 없이 해외 조선소에서의 MRO를 금지하고 있었으므로,
2018년 법 개정 전에는 미국 내의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함정은
비록 LCS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미국조선소에서 MRO가 이루어져야 했다.
10 U.S.C. §8680.
외국조선소에서 선박의 정비, 수리 등 제한사항 (a)
(1) 미국 또는 괌을 모항으로 하는 해군선박은
미국 또는 괌 외부의 조선소에서 정비, 수리 또는 유지보수를 받을 수 없다.
(2) (A) (1)항에도 불구하고,
연안 전투함의 교정적 정비 및 예방적 정비는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i) 외국 조선소
(ii) 외국 조선소 외부의 시설
(iii) 선박에 편리한 기타 시설
(B) (i) (I) 위 (A)의 정비는 미정부 직원 또는 미 계약업체 직원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II) 다만, 미해군 장관이 미국정부 직원 또는 미 계약업체 직원의 건강 또는 안전상의 이유로 인해
해당 정비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외국 인력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이 10 U.S.C. §8680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예외와 단서 조항이 추가되었고,
LCS의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외국조선소에서 해외인력에 의한 MRO가 가능하게 되었다.
한편 위 규정은 미국을 모항으로 하는 함정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므로,
환언하면 미국을 모항으로 하지 않는 함정의 MRO는 외국조선소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2024년 현재 미국의 총 함정 수는 296척인데
그 중 약 40척만이 미국이 아닌 해외의 기지를 모항으로 하고 있다.
이는 200척이 넘는 대다수의 미국 함정 MRO는 해외조선소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위 규정은 LCS에만 예외를 두고 있는데
미해군에 의하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LCS는 총 22척에 불과하므로,
결국 대부분의 미 함정 MRO는 외국의 조선소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10 U.S.C. §8680은 (3)항에 항해 중 수리, 적대적 행위로 인한 파손의 수리는
미국을 모항으로 하는 함정이라도 해외조선소에서 MRO를 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예외를 두고 있다.
‘항해 중 수리’에 대한 예외는
1987년 MRO에 대한 제한규정이 처음으로 입법되었을 당시부터 존재하던 규정이므로
법개정 시 새로운 예외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항해 중 수리’란
계획적·정기적인 수리나 함정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리가 아니라
함정이 계속 운행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에 대한 정비 또는 함정의 안전성과 관련된 요소에 대한 정비를 말한다.
항해 중 수리는 주로 함정승조원에 이루어지며 외국조선소에서 이루어질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
함정에는 종종 이중화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함정의 임무를 중단하지 않고 수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거나 복잡한 수리를 요할 경우에는
함정이 미국의 모항에 도착할 때까지 수리를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 법령상의 제한 때문에
미국을 모항으로 하는 대다수의 미 함정에 대한 MRO는 해외조선소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
2018년 이후 LCS에 대한 예외가 마련되었으나,
이마저도 미국정부 직원이나 미 계약업체에 의해서만 MRO가 이루어져야 하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외국 인력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는 것이므로
해외조선소에서의 MRO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행 법제 하에서 해외조선소에서 수주가 가능한 것은 미국을 모항으로 하지 않는 함정의 MRO로 보인다.
비록 외국을 모항으로 하는 함정에 대해서도 MRO의 제한규정이 존재하긴 하나,
미국을 모항으로 하는 함정에 대한 것처럼 외국조선소에서의 MRO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은 요코즈카 해군기지(미해군 제7함대)를 모항으로 하는 함정들의 MRO를 담당해 왔고,
지난 11월 한화오션에서 수주한 유콘(USNS YUKON)함 등 2건의 MRO 사업도
모두 제7함대에서 발주한 사업이었다.
한국조선소의 미 함정 MRO 시장진출 가능성
결국 현행 법령이 개정되지 않고 유지된다는 가정 속에
한국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닌 해외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함정들에 대한 MRO다.
미국은 스페인 로타, 바레인, 일본 사세보, 요코즈카 등의 해외에 모항을 두고 있는데,
한국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요코즈카나 사세보를 모항으로 하는 함정의 MRO 수주를 목표하는 것이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일 것이다.
다만 이 경우 한국이 MRO 수주경쟁에서 일본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요코즈카 SRF-JRMC(Ship Repair Facility and Japan Regional Maintenance Center) 부대나
사세보 SRF-JRMC 부대에서 미국과의 계약에 따라 약 1/3 가량의 MRO를 도맡아 왔으며,
미-일 양국의 협력관계가 나날이 공고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조선업계에서도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 수익이 큰 고부가가치 함정의 MRO는 일본이 전담하고,
일본에서 소화할 여력이 없는 남는 물량을 한국업체들이 수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조선업계의 쾌거를 기대할 만한 요소 또한 존재한다.
일본 요코즈카나 사세보에는 스페인 로타에 비해 다양하고 더 많은 수의 함정들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MRO 소요가 발생하고 있다.
여태까지 일본이 수주하였던 MRO 작업은 선체 세척, 도장, 장비 검사와 같은 사소한 작업이었고
특히 사세보의 경우 소규모 계약업체에서 작업을 담당해 왔으므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과 같은 한국의 유수 조선업체가 MRO 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경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현행 법령이 개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산업의 실태에 심각성을 느끼고
함정의 적시적 획득과 함정 수 유지를 위해 미국산 우선 정책을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19일 미 상원 및 하원 의원이 함께 발의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은
미국선적 상선을 10년 내 250척으로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미국에서 건조된 상선으로 구성하기 어려울 경우 외국에서 건조한 상선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비록 118대 회기 만료로 동 법안은 폐기되었지만,
이러한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것은
존스법(미국 연안항구 사이를 오가는 선박은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법,
1920년 안보강화 차원에서 제정돼 현재까지 시행 중) 등
폐쇄적인 보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상선법에 대한 개혁적 개정 시도이며,
이와 같은 변화는 함정에 대해서도 일어나고 있다.
2024년6월13일 유타 주의 Mike Lee 상원의원은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Ensuring Naval Readiness Act)을 발의하여
‘조선소가 NATO회원국 또는 미국이 상호방위협정을 맺고 있는 인도 태평양 국가에 위치하고 있고,
해당 조선소의 비용이 미국 내 조선소보다 저렴할 경우’에는
외국조선소에서의 함정건조를 허용하도록 하여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의 예외를 마련하였다.
해당 법안 역시 118대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으나,
Mike Lee 의원은 2025년2월 John Curtis 의원과 함께 해당 법안을 공동으로 재발의하였고,
아시아-태평양을 중시하고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입법가능성이 결코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과의 협력관계강화 및 미국의 관련법 개정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 홍보와 로비이다.
미국은 함정건조 및 MRO에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므로,
시장을 개방한다고 하여도 몇몇 동맹국과 우방국에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MRO 사업수주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을 계속한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 개정의 추이를 살펴보고
관련법의 주요 내용과 우리 조선업계에 대한 함의를 설명할 수 있는 미국법 전문가의 육성도 절실하다.
현재 MRO 관련 법제에 관한 논문은 전무한 상황이며,
함정 MRO에 대한 제한법령으로 함정과 관련없는 존스법이 언급되는 등
법령에 대한 정확히 파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골든타임이 코앞일 수도 있다.
정부, 조선업체, 법률전문가 등 모두가 힘을 합쳐
한국의 미 함정 MRO 시장진입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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