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푄(fö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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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5-07-23 03:57 View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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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문은 선생님

[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높은 산맥을 넘어온 바람은 왜 뜨겁고 건조해질까?

장동언 기상청장 2025.07.22. 00:32


그래픽=진봉기


최근 날씨가 무척 더웠지요? 

바람이 부는데도 시원하지 않고, 오히려 더 뜨겁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어요. 

이렇게 더운 바람이 불어 기온이 크게 오르면,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어요. 

바로 ‘푄(föhn) 현상’입니다. 

오늘은 산과 바람이 함께 만들어 내는 신기한 자연현상, 푄 현상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푄 현상은 바람이 높은 산을 넘으면서 뜨겁고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는 현상이에요. 

마치 헤어드라이기에서 나오는 바람처럼요. 

처음엔 공기가 시원하고 습한 상태로 산을 타고 올라가지만, 

산을 넘은 뒤에는 성질이 완전히 달라져요. 

공기가 따뜻해지고, 습기까지 사라져서 뜨겁고 메마른 바람으로 변하지요. 

그래서 산 건너편 지역 기온이 갑자기 오르고, 건조한 날씨가 나타나게 됩니다.


‘푄’이라는 말은 유럽에서 유래했어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산을 넘은 뒤 따뜻하고 건조해진 바람을 ‘푄’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이 바람이 불면 기온이 갑자기 올라 눈이 빠르게 녹기도 하고, 꽃이 평소보다 일찍 피었다고 해요. 

하지만 너무 뜨겁고 건조하다 보니 농작물이 말라버리는 피해가 생기기도 했답니다.


그래픽=진봉기

그래픽=진봉기


산맥 넘으며 뜨거워지는 바람, 원인은 수증기

그렇다면 바람은 왜 산을 넘을 때 더 뜨겁고 건조해질까요?

이유는 공기 속에 들어 있는 ‘수증기’ 때문이에요.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보면, 산 아래보다 훨씬 춥다고 느낀 적이 있을 거예요. 

산 위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공기 덩어리가 점점 퍼지면서 차갑게 식어요. 

공기가 식으면, 그 안에 있던 수증기가 응결되면서 구름이 되거나 비로 내리죠. 

다시 말해 공기는 산을 올라가면서 점점 수분을 잃게 되는 거예요.


그럼, 이 공기가 산을 넘어 반대쪽으로 내려갈 때는 어떻게 될까요? 

높이가 낮아지면 기압이 다시 높아지면서 공기가 눌리고 따뜻해져요. 

그런데 이때는 산을 올라갈 때와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공기 속에 수증기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겁니다.


산을 오를 때는 공기 속 수증기가 공기가 식는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하죠. 

수증기가 식으면서 물방울이 될 때, ‘잠열’이라는 따뜻한 에너지를 내놓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산을 넘을 땐 이미 수분이 거의 빠져나간 상태가 됩니다. 

건조한 공기는 훨씬 더 빨리 뜨거워지는데, 예를 들어 냄비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냄비에 물을 가득 넣고 불을 올리면, 뜨거워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죠? 

물이 열을 흡수하면서 천천히 데워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빈 냄비는 금방 뜨거워집니다. 

수분이 없으니 열이 바로 냄비에 전달돼 빠르게 달아오르는 거죠.


공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증기가 많은 공기는 열을 흡수하며 천천히 따뜻해지고, 

건조한 공기는 열을 식혀 줄 수 있는 것이 없으니 훨씬 빨리 데워지는 겁니다. 

그래서 산을 내려온 공기는 올라갈 때와 같은 높이에 있더라도 더 따뜻하고 더 건조해진 상태가 되는 거예요.


높고 길쭉한 태백산맥에서 생겨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지인데, 그럼 우리 동네도 푄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푄 현상이 모든 산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푄 현상이 일어나려면 먼저 높고 길게 이어진 산맥이 있어야 한답니다. 

바람이 산 옆으로 새지 않고 그대로 산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푄 현상이 잘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원도의 태백산맥이에요. 

태백산맥은 산도 높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바람이 다른 방향으로 새기 어렵거든요. 

제주도의 한라산은 높긴 하지만 옆으로 빠져나갈 수 있고, 

지리산 역시 산맥 중간중간 바람이 샐 수 있는 통로가 있어서 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기 어려워요.


푄 현상은 봄과 여름에 나타나요. 

봄이 되면 남쪽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기 시작해요. 

이 바람은 원래부터 건조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더 뜨겁고 건조해져 동해안 지역에 영향을 줍니다. 

이 바람을 ‘양간지풍’이라고 해요.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건조하며 강한 바람을 가리키죠. 

봄철 양간지풍은 강원 영동 지역에 강하게 불면서, 

기온을 높이고 공기를 바싹 마르게 해서 산불이 나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요. 

이로 인해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번져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19년4월 발생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도 

양간지풍으로 인해 빠르게 퍼지며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던 대표적인 사례랍니다.


반대로, 동풍이 불 때도 푄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이때는 한반도 북동쪽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뜨겁고 건조해지는 거예요. 

이 때문에 강원도 서쪽지역(영서)뿐 아니라 수도권이나 충청, 전라도 지방 기온이 급격히 오르게 됩니다. 

이런 동풍은 예전부터 ‘높새바람’이라고 불러 왔지요.


영동·영서 지방 모두 영향 주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푄 현상 때문에 

강원도 동쪽(영동)과 서쪽 지역에서 번갈아 가며 폭염이 나타나는 일이 있었어요. 

먼저 지난 6일에는 남서풍이 불었는데, 

뜨겁고 습한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며 동해안 지역의 폭염을 부채질했어요. 

이 바람이 강원도 삼척에 도착하자 삼척 기온은 무려 39도까지 올랐어요.


그런데 며칠 뒤인 8일에는 동풍이 불었어요. 

동풍은 바다에서 불어오기 때문에, 동해안은 바닷바람 덕분에 시원해졌어요. 

하지만 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서쪽 지역엔 푄 현상이 생기며 더워지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답니다. 

특히 이날 경기도 광명은 40.2도까지 오르며 올여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었지요.


푄 현상은 겨울에 나타나기도 하죠. 

우리나라 동해안 도시들이 겨울에도 영상의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때가 있는데, 

이게 바로 푄 현상의 영향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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