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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5-08-31 00:31 Vie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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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문가칼럼

[백영옥의 말과 글] [421] 약속의 힘

백영옥 소설가 2025.08.29. 23:50


종영된 ‘다큐 3일’에서 특별히 편성한 방송을 보았다. 

10년 전, 여행을 하던 두 명의 청춘과 촬영진 셋이 

얼결에 10년 후 같은 시간, 안동역에서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한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과연 그들은 만났을까. 

10년 후 그날, 

촬영시간이 종료될 즈음 카메라가 꺼지자 안동역에 한 여성이 다가왔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잘 살았냐고, 잘 살아줘서 기쁘다는 안부가 서로 오고 갔다. 

그러나 다큐를 보는 내내 내 마음은 청춘을 관통하며 나눈 수많은 약속들을 향해 달려갔다.


대학 때, 한 미술평론가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한달간의 교생실습을 마치고 헤어지던 날, 아쉬움에 우는 여고생들에게 말했다. 

그 시절 유행하던 행운의 날, 1977년7월7일7시에,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자는 약속이었다. 


이 약속은 이루어졌을까. 

강의를 듣던 많은 학생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그에 의하면, 

7시 정각에 어른이 된 여학생들이 하나둘씩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렇게 약속했던 여학생 대부분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약속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내 약속도 아닌, 타인의 10년 전 약속이 그토록 마음을 흔든 이유는 무엇일까. 


2025년8월15일, 오전 7시48분, 안동역, 

만남의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이른 아침부터 서 있는 수많은 사람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나눈 약속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지켜지지 않은 약속일지라도 그 약속 덕분에 

우리는 더 간절히 살았고, 더 애틋하게 사랑했으며, 더 깊이 그리워했다는 걸 말이다.


약속의 진정한 의미는 

만남에 있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기 위한 그 모든 시간들에 있는지 모른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 

실망하고 좌절했던 매 시간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됐기 때문이다. 

어쩌면 약속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진짜 마법이 아닐까. 

안동역에 선 저 많은 사람이 증명하듯,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의 약속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약속에도 인간, 사회, 법, 감성, 이성, 물리/화학의 과학, 물질의 종류와 의미로 범위가 넓고 많다
남녀 간의 사랑의 약속, 안전과 질서를 위한 교통신호, 고용/매매/임대차용 계약 등도 있으며
상식/교양을 갖춘 언행도, 애국심, 재력/지위/명예에 따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도 약속이다
노비문화가 상당한 한민족은 "계약"이라 하는 미래지향의 "약속"에 관한 개념이 상당히 희박하다
人生無常, 世上無常 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 만큼 인간의 처지와 政經社文의 환경의 변함에 따라
그 약속들이, 특히 돈과 관련될 때, 계산/예상대로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背反多事란 것이 대부분이다
유불리/손익을 떠나 그 약속을 지키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을 위한 예절이고 자존심이다
예절이나 자존심을 잃었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향해 추진하는 힘과 방향을 잃었다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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