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 소설로 읽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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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세상 - 김규나, 양문출판사, 17820.-
눈 감은 사람들에게는 태평성대겠지만 눈 뜬 사람에게는 암울하고 엄혹한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대부분 사람이 진실에 눈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대.
이 책은 이런 시대에 용감하게 진실을 말하고
희망의 목소리로 ‘우리’가 하고픈 말들을 대신 해주는 소설가 김규나의 산문집이다.
작가의 말처럼 이런 현실 가운데서도 묵묵히 진실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다.
남을 구하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잿더미 위에서 꿋꿋하게 일어서는 사람들,
하늘이 무너져도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는 그들은
눈앞의 절망을 넘어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뛰어올라 길 잃고 헤매는 세상의 등대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김규나 작가 스스로가 고난을 극복하고
글로써 세상을 위로하고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규나 작가는 2017년 첫 장편소설 『트러스트미』를 발표한 후 독자의 꾸준한 사랑과 신뢰를 얻어왔다.
이 책은 작가가 2019년부터 6년 동안 『조선일보』에 연재해온 ‘소설 같은 세상’ 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제목처럼 소설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분석해온 작가는,
소설은 거짓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기 위해 허구를 빌리는 문학이라고 강조한다.
작가는 ‘보통 사람은 하나의 인생을 살지만, 소설을 읽는 사람은 수만의 인생을 산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인생의 지혜가 문학에 있다고 믿는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작가 김규나는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일관되게 희망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움 속에서 일어설 힘이 되기를,
거짓과 불의 앞에서도 진실을 선택하는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소설이 독자 개개인의 인생과 영혼을 아름답게 다듬고 향기롭게 가꾸어 주기를 소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의 중요한 키워드는 진실과 희망이다.
뛰어난 작가들의 소설 속에서 삶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독자들은 문학으로 승화되는 영혼과 품격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실과 희망은 저절로 독자 개개인에게 다가갈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제1장 별은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고(2019년)
001 거짓 영웅과 경호실의 기관총 002 벚꽃은 왜 벚꽃인가 003 아름다움은 불타 사라지지 않는다
004 자유롭게, 그들을 내버려 두라 005 돌아갈 내 집이 있다는 행복 006 삶이 우리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007 스승은 더 낮은 곳에 있다 008 부부, 마음 떠나면 가장 무서운 적 009 이 나라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010 흐르는 강물에 떠나보내야 할 것들 011 책임, 사랑의 또 다른 이름 012 공산주의라는 식인사회
013 내 안의 어떤 모습을 사랑할 것인가 014 사소한 이별의 이유 015 마지막 술잔에 담긴 당신의 의미
016 복수는 고통을 불러올 뿐 017 태양을 끌어안을 가슴이 필요해 018 미지에 대한 사랑, 무지로 인한 공포
019 8월에 바라보는 11월의 숲 020 바보인가, 자유인인가 021 패배하지 않는 삶을 위하여
022 인생콩팥법칙 023 이성이 질식하는 권력이라는 산 024 당신의 코, 얼마나 길어질 수 있나
025 수령님을 위한 건배 026 마녀를 해치운 기적 027 진실의 불씨를 끄려는 사람들
028 황소 앞에서 배 부풀리는 개구리 029 지도자가 꿈꾸는 최고의 악행 030 악명이 주는 쾌감과 그 최후
031 어른에게 부여된 소중한 사명 032 생사를 결정하는 권력자의 잔인함
033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의 소중함 034 내가 정말 사랑해야 하는 나 035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
036 뜬구름 같은 열정이 불러온 비극 037 욱하는 성질을 참았더라면
038 별은 어두운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고
제2장 마음에 담아둔 사랑 하나 있다면(2020년)
039 나만 겪는 고통은 없다 040 창조와 파괴의 갈림길에서 041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라
042 그 남자의 콧수염 043 콜레라보다 지독한 코로나 시대 044 생각도 연습이 필요하다
045 몰라도 너무 모른다 046 우리의 고통은 왜 당신의 고통이 아닌가 047 이 땅의 청춘과 우물 안 개구리
048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049 시대의 소음과 트로트 열풍 050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짓
051 죽음의 또 다른 얼굴 052 푸른 하늘이 돌아왔다 053 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을까
054 죽은 자들을 위한 세상 055 거짓의 올가미 056 반평생을 땅에 묻은 날의 쓸쓸함
057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와 탐욕의 상관관계 058 자살자가 남긴 교훈 059 더 가질 수 없어서 다행이다
060 중요한 건 색깔이 아니라 생명 061 자식, 부모의 몸을 빌려 찾아온 손님
062 지켜야 할 명예가 없는 사람들 063 그들을 선택한 사람의 최후 소망
064 영웅은 전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065 마스크로 가릴 수 없는 개성 066 진실과 기쁨은 어디에 있는가
067 6-25전쟁을 남한 도발로 믿었던 사르트르 068 혼자가 되는 게 두렵다면 069 불행과 고통이 주는 선물
070 자유 없는 세상의 참혹함 071 부부, 그들만의 신화 창조 072 위대한 것은 일상에 있다
073 때가 되면 보내야 하는 사랑 074 뻔뻔한 사람들 075 왜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가
076 광장에서 태어난 정권, 광장이 두렵다 077 주적을 주군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078 권력을 얻으면 사라지는 양심 079 누구의 죽음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080 집에 대한 오만한 편견
081 거짓을 이기는 가장 큰 힘 082 부당한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083 법의 횡포는 개인을 파괴하는 방식
084 국민은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085 어두운 거리를 지나면 빛이 보일까
086 영도자님, 새 집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087 정권의 자유는 무제한, 국민의 자유는 불필요
088 절망이 무르익어야 희망은 현실이 된다
제3장 긍정은 기적을 부른다 (2021년)
089 꿈꾸고 애쓰면 이루어지는 새해 090 눈이라도 잘 치워주길 바란다
091 말과 생각을 포기했다면 항복한 것이다 092 공유를 강요하는 사람들 093 슬픈 나라의 노래
094 법을 지켜야 할 이들이 외면하는 법 095 걱정은 불안을, 긍정은 기적을 096 거짓말은 만가지 죄악의 뿌리
097 늙음이 겸손과 지혜가 되려면 098 대웅전을 불태운 수행자의 번뇌 099 우리의 진짜 영웅
100 국민은 죄인, 물가와 세금은 벌금 101 위기의식을 갖는 게 먼저다 102 통역이 필요한 정치인의 말
103 꼰대 정치가 답할 차례 104 통제는 왜 자꾸 늘어나는가 105 자격 없는 이가 조종석에 앉으면
106 ‘좀스럽고 민망한’ 권력자의 고소 107 국민은 경찰을 믿고 싶다 108 김일성 회고록 판매가 출판의 자유인가
109 참전용사 앞에 무릎을 꿇어라 110 거울, 셀카 그리고 자서전 111 너무 빨랐던 참모총장의 전격 사임
112 안전은 뒷전, 생색내기만 열심 113 아빠 찬스와 창작지원금 114 정치인과 도리언 그레이 증후군
115 X파일과 마지막 생존자 116 코로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117 외교, 알고도 안 하고 몰라서도 못 하고
118 진실은 언제나 부메랑처럼 119 금메달보다 빛난 신사의 품격 120 서부전선, 정말 이상 없나
121 아프간을 쫓는 나라 122 법무부의 ‘우산 맨’, 우리의 자화상 123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먼저 사람이’
124 모비 딕을 쫓는 이유 125 재물로 사람을 얻어 천하를 가질 수 있을까 126 권력자라면 오이디푸스처럼
127 절대 추락하지 않는 사람들 12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국민 129 과학은 우주로, 정치는 퇴화 중
130 설거지론과 국민 퐁퐁단 131 선거, 사회를 통제하는 또 다른 방식 132 최고권력자 딸의 친정살이
133 나도 공산당이 싫어요 134 묻힐 땅이 없는 두 전직 대통령 135 왜 백신접종을 강요하나
136 달님이란 이름은 하늘에 돌려주고 137 추리소설보다 더 미스터리한 정치세계
138 희망보다 걱정이 앞서는 연말
제4장 오늘은 더 나은 내일의 시작(2022년)
139 불안과 단절의 시대, 호랑이 같은 본능으로 140 프랑켄슈타인이 될 것인가 141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
142 선물하고 뺨 맞기 143 세금도둑이 너무 많다 144 코로나 방역보다 중요한 것
145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146 전쟁, 우리는 안전한가 147 선거 개표의 밤을 앞두고
148 풍수와 청와대 149 부패한 정치인이 가는 지옥 150 죽음의 홍수, 누가 책임지나
151 절대 반지 그리고 송곳과 채칼 152 마기꾼과 마실감 그리고 마르소나 153 보험살인과 검수완박
154 국민의 뜻이라는 입법독재 155 찬양의 시대는 가라 156 성범죄에 관대한 법과 정치
157 5월 정신보다 소중한 6월 정신 158 손자와 손녀가 없는 노년
159 전과자는 국회의원, 일반인은 잠재적 범죄자 160 바보상자 TV와 똑똑이 스마트폰
161 거짓 대의와 개인의 진실 162 영화와 드라마, 욕설은 이제 그만 163 청와대에 근무한 마약 상용자
164 헌법수호 의지 있었나 165 개 안락사와 탈북청년 즉결처형 66 모래무덤과 가상현실
167 만5세 입학안의 책임 168 100년 만의 서울 침수와 인기 드라마 169 양심 없는 지성의 전당
170 심심한 사과와 언어의 진화 171 도둑의 핑계 172 왕 없는 왕좌의 게임
173 2차 범죄를 부르는 법의 관대함 174 황금알을 낳는 권력 175 죽은 교육의 사회 176 조종사와 기관사
177 퇴임 공직자의 의무 178 아름다운 사람이 머문 자리 179 거짓과 진실의 칼춤
180 도발을 반복하는 이유 181 공짜로 사랑해줬으니 감사하라? 182 저주하는 성직자들
183 세상은 거짓을 정치라 부른다 184 월드컵과 붉은 함성 185 자유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
186 크리스마스의 기적 187 정치인의 자격, 내로남불
제5장 밤바다에서 등대를 찾은 조각배처럼(2023년)
188 예의주시와 일전불사 189 어느 첼리스트의 진실과 거짓 190 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191 따뜻한 나라에 사는 스파이 192 귀신도 놀라 자빠질 ‘통치행위’ 193 거짓말, 정치 그리고 소설
194 바른 정치를 요구해야 하는 이유 195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더 평등한가 196 아이가 없는 세상
197 가짜 주인공, 진짜 주인공 198 봄! 벗자, 마스크 199 타인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
200 일반인의 자신감, 정치꾼의 열등감 201 시시콜콜 정치의 부메랑 202 공공장소 TV, 서비스일까
203 복수 드라마 전성시대 204 왕이 된 원숭이 205 한달 밥값 안 돼도 뇌물 206 자살, 선택 아닌 자기살해
207 관객수 적어도 성공하는 영화들 208 실정한 정치인도 오늘 이미 부처라지만
209 영화, 세상을 넘어뜨리거나 일으켜 세우거나 210 시민단체라는 이름의 국민혈세 절도단
211 기브 앤 테이크도 모르는 공영방송 212 말 궁둥이에 붙어 만리를 가고 싶은 파리들
213 정치가 낳아 키우는 공포괴담 214 투표권 없는 요람을 지켜라 215 ‘더러운 평화’는 북한에게 말하라
216 불멸의 초대장 217 지방자치에 의한, 공무원을 위한, 세금과 징벌의 사회
218 간첩을 보호하는 ‘교활한 천사들’ 219 범죄가 활개 치는 이유 220 범죄가 성공과 부의 원천인가
221 뿌리지 않았는데 거두기를 바라는 사람들 222 무 한조각 썰고 칼집에 넣을 생각이라면
223 한국 반도체의 아버지 224 철모르는 단식 광대 225 정치적 우상에 열광하는 사람들
226 판사의 정치적 성향 227 진부한 애국, 뻔뻔한 매국 228 성적을 위조한 낙제생, 선관위
229 조선, 인민,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국 230 권력 앞에 권위를 상실한 법정
231 혁신의 아이디 ‘광주’, 패스워드 ‘5-18’ 232 경찰관 특별승진, 그때그때 달라요
233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발돋움하는 그대에게 234 암컷은 설치지 마라?
235 야당의 새로운 이름, ‘더불어탄핵당’ 236 정치인의 한글 오기 237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북한과 다른가
238 사형수의 식단과 인권 존중
제6장 느린 물결이 세상을 바꾼다(2024 - 2025년)
239 공무원의 휴식권과 대민 서비스 240 억울하면 출세하라 241 지금 뭐 하는 거야
242 평양행 비밀 승강장을 오가는 사람들 243 종북세력이 내뿜은 가스에 중독된 나라
244 느리지만 견고하게 세상을 바꾸는 힘 245 정치, 팔스타프 성공시대 246 함께 가면 폭력이 됩니다
247 누가 누가 더 ‘비범한 사람’인가 248 당일 투표, 수개표가 필요하다 249 누가 병든 의료체계에 천공을 내는가
250 가벼운 용서는 더 나쁜 방향으로 등을 떠민다 251 전현직 공직자 부인 종합특검법을 발의하라
252 오물풍선과 자유의 씨앗 253 군미필자가 장군에게 호통치는 분단국가 254 슬프고 불행해도 훌륭한 삶
255 재빨리 출세하는 그들을 세상은 도둑놈이라 부른다 256 금메달 깨물기는 이제 그만
257 정치인의 거짓말은 범죄다 258 퇴임 대통령 예우법, 눈꼴 사납다 259 격차 없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260 왜 100퍼센트 찬성을 요구하는가 261 음식, 생존을 넘어 맛과 멋으로 262 유명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
263 세상의 모든 딸에게 264 공대를 선택한 청년에게 박수를 265 편견의 비상구
266 백지에 스며든 먹물처럼 267 인생, 잡을 수 없는 것을 향한 기나긴 여정
268 산토끼에게 운명을 맡긴 사람들 269 기적을 만드는 선택 270 세상에 공짜는 없다
271 진실을 마주할 시간
김규나 저자 소개
2006년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으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칼』로 2년 연속 당선되며 소설가가 되었다.
2005년에는 수필부문에서,
2006년에는 소설부문에서 문예진흥기금을 받았고,
2007년에는 제25회 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들과의 공저 등을 출간한 바 있으며
2006년에는 에세이집 『날마다 머리에 꽃을 꽂는 여자』,
2010년에는 단편소설집 『칼』을 출간하여 주목을 받았다.
2017년에는 한 인간이 진실한 개인으로 다시 깨어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
첫 장편소설『트러스트미』를 출간했다.
2018년에는 쉽고 재미있게, 영화와 문학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대 성찰 에세이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를 출간,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책 속으로
원고 앞에 앉을 때마다 소설을 읽고, 세상을 읽는 시간이었다.
역사와 문학이 얽힌 시간 속에서
때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을,
때로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희망과 용기를 기록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내게 던진 질문은 현실에서도 유효했다.
어떤 인물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스스로를 불태웠지만,
어떤 인물은 절망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지켰다.
우리는 그 사이 어디쯤에서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 p.5 태어나고 성장하고 만끽하는 생명, 그러나 언젠가는 다 놓고 떠나야 하는 세상의 모든 것.
그래서 눈물겹게 대견한 생이다.
슬픔과 안타까움은 가슴 깊이 묻고 시간과 함께 흘려보내야 한다.
무심한 것 같아도, 매정한 것 같아도 살아 있는 지금, 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오늘 살아 있다고 해서 내일도 살아 있을 거라 말할 수는 없으리라.
지금, 이 순간에도 햇빛은 눈부시고, 구름은 흘러가고, 어딘가엔 비 내리고, 나뭇잎은 바람에 일렁이고 있을 뿐.
--- p.30 시련과 맞서 싸우는 인간상을 그린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된다.
84일 동안 물고기를 한마리도 낚지 못한 산티아고는 다시 바다로 나간다.
마침내 대어를 잡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길,
상어 떼의 공격을 받아 죽을힘을 다해 싸우지만 끝내 빈손으로 귀환한다.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 p.43 세상엔 선도 없고 악도 없고 권선징악도 없는 걸까.
영문 모르고 끌려간 단테스가 수감된 세월은 자그마치 14년.
탈출하지 못했다면 죽을 때까지 햇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되어 돌아와 복수할 때까지,
그의 인생을 망가뜨린 자들은 천벌은커녕 양심의 가책도 없이 부와 권력을 누리며 잘들 살고 있었다.
진실은 가짜로 매도당하고 거짓과 위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그러나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이 나는 ‘인생콩팥법칙’은 한시도 쉬거나 멈추지 않는다.
빌포르는 단테스가 계획한 것 이상으로 처절하게 자멸한다.
--- p.45 ‘연금술사’에서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라고 말했던 작가의 소설은
권태와 절망과 고통뿐인 삶일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풀어준다.
죽음을 넘어 마침내 자신을 사랑하게 된 베로니카는 에뒤아르에게 말한다.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아가라고 충고할 거야!”
--- p.61 장관의 말대로 자유는 생존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자유가 제한된 곳에서도 사람은 살아간다.
굶주림과 채찍의 공포에 질린 인간은 차라리 아무것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노예의 삶에 안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 없는 인간은 우리에 갇힌 짐승과 같다.
자유가 제한된 사회일수록 권력의 중심에서는 자유의 독점 현상이 나타난다.
내 입은 와인 파티, 네 입은 마스크, 내 집은 수백평, 네 집은 13평, 나는 다 소유, 너는 무소유.
--- p.135 왕의 권위는 혈통에서 나오지만
대통령의 자격은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낼 것인가에 달렸다.
맥베스가 실패한 원인도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충동질 덕에 왕이 되긴 했으나 세상을 위한 비전을 스스로 갖지 못한 탓이었다.
왕과 대통령은 다르다.
그러나 그들이 무엇을 꿈꾸는 사람인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은 달라진다.
부조리했던 5년을 견디고 다시금 부강한 나라,
잘사는 국민을 위해 일해 줄 리더를 기대하는 많은 유권자의 잠 못 드는 밤이 다가오고 있다.
--- p.219 ‘신곡’은 지옥과 연옥, 천국을 차례로 돌아본 저승세계 여행기다.
지옥은 아홉층으로 나뉘어 음욕, 식탐, 사기, 폭력 등의 죄를 지은 자들을 벌한다.
그중 국민의 고혈을 짠 부패한 정치인은 뜨거운 기름지옥에 떨어진다.
허우적거리다 고개라도 내밀면 악마가 쇠갈퀴로 갈기갈기 사지를 찢어버린다.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분노해 봐야 그들의 특권은 계속해서 늘어만 간다.
선거 때는 공익을 위해 일하겠다며 엎드리지만 선출되면 자신들만의 사익을 도모한다.
5년 전보다 세금을 40%나 더 내야 하는 국민은 사후 그들을 데려간다는 지옥이나 상상하며 한숨 쉴 수밖에.
--- p.222 엘리베이터에서 여중생을 칼로 위협하고 옥상으로 끌고 가려던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던 피해자의 안전은 고려했을까.
자유와 인권은 타인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다.
너무 관대한 법은 ‘범죄라도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고 부추긴다.
법의 고민도 깊을 것이다.
그러나 범인의 처벌을 방해하고 죄를 방조하면 공무집행방해나 직무유기죄,
죄를 묵인하고 범인을 보호하면 공범이라 한다.
--- p.254 그러나 키팅은 선생님 대신 선장이라 불리길 원했다.
교과서는 거짓투성이라며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현재의 만족이 유일한 진리인 양 ‘카르페 디엠’을 속삭였다.
스스로 교탁을 밟고 올라섰고 학생들에게도 그 위에서 교실과 교사와 동급생을 내려다보게 했다.
학교와 수업의 의미를 해체하고 전통과 권위에 맞서라고 가르친 셈이다.
키팅과 함께 ‘참교육’과 ‘열린 교육’이 자리 잡았다.
개성, 인권, 자유만 앞세우며 ‘분노하라,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유명인들이 멘토라 불렸다.
부모와 교사도 ‘안 된다, 틀렸다’ 말할 수 없게 됐다.
--- p.257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맥베스는 ‘인생은 그림자, 잠시 무대 위에 선 배우일 뿐’이라는 유명한 대사를 읊조린다.
공공장소에서 리모컨을 쥔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보지 않을 자유, 무엇을 듣거나 듣지 않을 자유를 빼앗는다.
서툰 배우처럼 살다 가는 그림자 같은 인생인데도
현대인은 그 짧은 무대 위에 펼쳐진 더 작은 무대, 더 서툰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소음과 분노에
눈과 귀, 생각과 마음을 빼앗기며 살아간다.
--- p.295 헤밍웨이는 불멸의 세계에서 괴테를 만나 불평한다.
사람들이 작품으로 기억해 주지 않고 살아생전에 부린 허풍을 비판하거나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까지 꾸며 거짓으로 떠벌인다고 억울해한다.
괴테는 말한다.
“그것이 불멸인 걸 어쩌겠소. 불멸은 영원한 소송이라오. 하지만 죽은 뒤 뭘 어쩔 수 있겠소.”
영생이나 후대에 길이 남을 영광을 바라며 많은 사람이 불멸을 꿈꾼다.
하지만 변론할 수 없는 사후 악명도 불멸의 일부다.
--- p.314 김정은 부부가 후계자로 내세운 어린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 전쟁과 폐허일까?
군사적 도발이나 러시아 방문, 동족 관계부정은 독립국의 성격을 강화하는 동시에
남한의 내부혼란을 가속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북한의 필사적인 자구책이다.
체감하지 못해도 지구가 시속 1,670km로 자전하고 초속 30km로 공전하듯, 세상은 매 순간 변한다.
북한조차 예상 밖의 변화를 모색 중이다.
구태의연한 건 종북과 친북에 함몰된 이 나라 정치뿐이다.
--- p.353 악의 부채는 원금의 몇배에 달하는 이자를 붙여 갚더라도 벗어날 길이 없다.
악은 애초에 놓아줄 생각이 없다.
인생과 영혼을 송두리째 바치고도 벗어날 수 없는 그물.
한지에 번진 먹물처럼 한번 스며든 악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이 잠시나마 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이 흔들린 대가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달콤하고 눈부신 미래가 허망한 신기루인 것을 어찌 알아차릴 수 있을까.
어느새 크게 자란 욕망이 양심을 밟고 서서 천사같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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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일독하시길 강력 추천하는 신간이다
가짜, 거짓, 부정의 혼란에서 시사와 세상의 비평과 분석을 통해
지성과 교양의 발돋음으로 주관을 세우는데 일조하리라 믿는다
이 책은 재미에 빠저 한번에 단번에 읽는 책은 아니고
각 제목별로 주위를,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때로는 아름다운 문장의 동원에 감탄하며
때로는 가슴 뭉글하게, 분노하게 한다
그리고 신뢰상실 시대에 자유, 진실, 희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