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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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러시아 우세는 허상…실제 승자는 우크라"
조선일보 국제부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5.09.28. 03:07
2022년4월14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아파트 앞에 찢어진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FT 기고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민족 말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실제 승자는 우크라이나”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가
3년8개월째를 맞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쟁을 두고
“이 전쟁에서 승리해 온 쪽은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라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민족성을 파괴하고, 독립국가로서 존재를 끝내기 위해서였지만,
지금까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라리는 2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러시아가 2022년2월24일 전면 침공을 시작했을 때,
세계 대부분은 러시아군이 며칠 만에 키이우를 함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당시 서방도 우크라이나 저항 가능성을 낮게 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망명정부 수립을 제안했을 정도였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젤렌스키는 ‘탈출이 아니라 탄약이 필요하다’며 키이우에 남았고,
열세의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했다.
하라리는 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여름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대규모 반격에 성공해
침공 초기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며
“이후 전선이 교착됐지만
러시아는 키이우, 하르키우, 헤르손 같은 전략적 요충지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라리는 러시아군의 막대한 인명피해와 미미한 성과를 강조했다. 그
는 “러시아는 20만~30만명의 전사자·부상자를 낸 대가로 (2025년 들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0.6%에 해당하는 국경지대를 (추가로) 차지하는데 그쳤다”며
“이 속도라면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려면 100년과 수천만명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올해 8월 기준 러시아가 통제하는 영토는 2022년8월보다 오히려 줄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승리’라고 자부할 만한 군사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는 러시아군의 전술을 제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과 비교했다.
“수만명을 희생해 진흙 속 몇km를 전진하던 당시와 다르지 않다.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러시아 언론은 지도축척을 조작해 ‘대승’을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보잘것없는 진격”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군은 “전술적 후퇴를 통해 병력을 보존하면서 러시아를 소모전으로 끌어들였다”고 평가했다.
또 “흑해에서도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의 제해권을 무력화했고,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 격침과 뱀섬 탈환으로 전세를 바꿨다”며
“러시아 흑해함대는 지금 안전지대로 도망쳐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그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러시아 우세는 허상이고, 실제 승자는 우크라이나”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공중전에서도 러시아의 실패를 꼽았다.
하라리는 “이스라엘이 지난 6월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36시간 만에 영공을 장악한 것과 달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끝내 확보하지 못했다”며
“전략폭격기 부대마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당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도시테러에 가까운 미사일·드론 공습으로 전환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간인 공격을 자제하며 수백km 떨어진 군사기지와 정유시설을 정밀타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모든 성과를 외국군의 직접 개입 없이 이뤄낸 점은 더욱 중요하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1만명 넘는 병력을 파병한 것이 유일한 제3국 직접개입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의 태도 변화에도 주목했다.
“처음 서방은 첨단무기 제공을 꺼렸고, 이런 제한은 지금도 일부 남아 있다.
만약 2022년초부터 충분한 지원이 있었다면 전쟁은 2023년 여름쯤 이미 끝났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우크라이나는 EU의 지원과 함께 싸워 승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그가 승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라리는 전쟁의 본질을 ‘정치적 목표달성 여부’로 규정했다.
그는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거나 더 많은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 승리가 아니다.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쪽이 이기는 것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민족을 부정하고 흡수하려 했지만,
지금 세계 누구도 우크라이나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라는 폰 클라우제비츠의 경구에 비춰볼 때,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우고 舊소련과 러시아제국의 영광을 재연하려 했던 푸틴의 계획은
벽에 부딪혔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푸틴이 2021년 발표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역사적 통일’ 논문을 언급하며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허구의 국가라는 확신 속에 전쟁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독립을 지키려 목숨을 바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강조했다.
하라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남은 변수는 서방이 러시아의 선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지원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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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Yuval Noah Harari(1976~ )는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 철학자, 베스트셀러 작가.
세계사와 인류의 미래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저술로 유명하다.
대표 저서: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역사의 대담한 질문》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2011)
→ 인류가 어떻게 진화하고 문명을 만들어왔는지를 다룬 책.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2015)
→ 인류의 미래, 특히 인공지능·생명공학·데이터주의(Dataism)가 만들어낼 변화에 대한 전망.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2018)
→ 인공지능, 정치, 교육, 진실·가짜뉴스 문제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분석.
특징:
인류학, 생물학, 기술, 철학을 넘나드는 융합적 시각.
종교, 자본주의, 민족주의 같은 인간의 집단적 신화가 역사를 움직였다고 설명.
"데이터가 새로운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데이터주의(dataism) 개념을 제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지식인으로, 정부·기업·국제기구의 포럼에서도 자주 초청받음.
원래 중세 군사사 전공 학자였는데,
대중서 《사피엔스》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석학 겸 작가로 자리 잡았다.